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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왜성과 외계행성: 별의 잔해에서 발견되는 행성들

raw story 2025. 8. 9. 10:00

 

백색왜성과 외계행성: 별의 잔해에서 발견되는 행성들



백색왜성은 태양처럼 평범한 별이 수명을 다했을 때 남기는 뜨겁고 조그만 잔해입니다. 별은 죽었지만, 그 주변을 돌던 행성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최근 천문학계에서는 백색왜성 주변에서 외계행성, 즉 별의 죽음을 견뎌낸 ‘좀비 행성’들이 실제로 발견되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별이 죽은 뒤에도 행성이 남아 있다면, 우주의 생명 가능성이나 외계 문명의 역사에 대한 우리의 상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백색왜성과 외계행성의 기묘한 동거, 실제 발견된 사례, 그리고 죽은 별이 남긴 잔해에서 펼쳐지는 우주 드라마를 깊이 있게 풀어봅니다.

 

 

백색왜성의 탄생과 주변 행성의 운명

 

태양과 비슷한 별은 수십억 년에 걸쳐 주계열성(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내는 단계) 생활을 마친 뒤, 적색거성으로 팽창했다가 바깥층을 우주로 방출하고 백색왜성이라는 밀도 높은 잔해를 남깁니다. 이 과정에서 별 주변에 있던 행성들은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바깥쪽 대기층이 팽창하면서 내행성(수성, 금성, 지구 등)은 빨려 들어가 파괴되고, 먼 외곽의 행성들은 궤도가 변하거나 심하면 계 밖으로 날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외계행성은 이 격동의 단계를 버티고 살아남을 수도 있습니다. 별의 중심이 백색왜성으로 남은 뒤, 여전히 그 주위를 돌며 궤도를 유지하는 행성—바로 이것이 천문학에서 ‘좀비 행성(zombie planet)’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저는 천문학 강연에서 ‘별이 죽어도 행성이 남아 있다’는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마치 우주적 좀비 영화의 한 장면 같아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백색왜성 주변에서 발견된 외계행성: 관측의 돌파구

 

2010년대 이후, 첨단 망원경과 우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백색왜성 주변 행성을 직접 관측한 사례가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20년 Nature에 발표된 WD 1856+534 행성계 발견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태양에서 약 8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백색왜성 WD 1856+534를 1.4일마다 한 번씩 빠르게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 ‘WD 1856 b’는 목성보다 약간 큰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원래는 별의 폭발적 진화를 견딜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살아남아 백색왜성에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밖에도 Hubble, Spitzer, Kepler, TESS 등 다양한 우주망원경이 백색왜성 주변에서 행성의 흔적(트랜싯, 중력 영향, 파편 원반 등)을 포착했습니다. 예를 들어, 백색왜성 WD 1145+017 주변에서는 작은 암석형 행성(혹은 행성 파편)이 백색왜성 표면을 가로지르며 강한 빛의 변화와 먼지, 가스 구름을 남기는 현상도 관측되었습니다. 저는 관련 영상과 논문을 찾아보며 ‘별이 죽은 후에도 남은 행성계의 잔해가 마치 우주 고고학처럼 과거의 별 시스템을 연구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성 잔해와 백색왜성의 ‘오염’ 신호

 

백색왜성 표면은 원래 수소와 헬륨 등 가벼운 원소만 남아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 많은 백색왜성에서 철, 칼슘, 마그네슘 등 무거운 금속 원소가 검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백색왜성 주위를 돌던 행성, 소행성, 혜성 등이 밀려들어 표면에 충돌·낙하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런 과정을 ‘백색왜성 오염(pollution)’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관측에서는 여러 백색왜성에서 이 행성 오염 현상이 대거 발견되고 있습니다.

 

저는 한 천문학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색왜성 표면의 금속 오염은 행성계가 살아남았다는 우주적 서명”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별이 죽은 뒤에도 그 주위를 돌던 행성이 여전히 남아 백색왜성의 표면에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이, 우주의 긴 시간 속에서 별과 행성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다채로운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왜 백색왜성 주변에서 행성이 발견되는가?

 

별의 진화 과정에서 많은 행성이 파괴되거나 궤도에서 이탈하지만, 외곽에 있던 거대한 가스 행성이나 소행성대, 혜성 등은 충격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별이 백색왜성으로 변한 뒤, 중력 교란으로 행성의 궤도가 변화하고, 일부는 새로운 가까운 궤도로 옮겨져 백색왜성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생존한 행성은 ‘원래 자리에서 밀려난 좀비 행성’이 되거나, 행성의 파편과 먼지가 새로운 원반을 이루기도 합니다.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더 많은 백색왜성 주변 외계행성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천문학 다큐멘터리에서 "별의 죽음은 곧 행성계의 종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잔해 속에서 생존하는 행성의 발견은 우주에서 삶이 얼마나 끈질긴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백색왜성과 외계행성이 던지는 우주적 질문

 

백색왜성 주변 행성의 발견은 행성계의 진화, 별-행성 상호작용, 그리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만약 외계 생명체가 있었다면, 별의 죽음을 겪은 뒤에도 행성 환경에서 한동안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또, 우리 태양계 역시 먼 미래에는 태양이 백색왜성으로 변하고, 그 주변을 돌던 목성, 토성, 혜성 등이 좀비 행성으로 남게 될까요?

 

저는 종종 밤하늘의 별을 볼 때마다, 그 별이 죽은 뒤에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 행성, 그리고 먼 훗날 우주망원경이 포착할지도 모를 ‘지구의 잔해’를 상상하곤 합니다.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잔해 속에 남은 행성까지, 모든 것이 거대한 우주 드라마의 일부임을 새삼 실감합니다.

 

앞으로도 백색왜성, 외계행성, 그리고 우주의 새로운 발견 소식을 계속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별의 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행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보셨나요? 또는 백색왜성 주변 외계행성의 발견이 우리에게 주는 우주적 의미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우주의 경이로움과 천문학의 최신 소식을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연도 사건 / 발견 대상 · 임무 / 관측수단 의의 (백색왜성 & 외계행성)
1917 가장 이른 백색왜성 중 하나 식별 반 마넌 2 (van Maanen’s Star) 백색왜성 연구의 출발점 제공
1987 백색왜성 주변 ‘적외선 과잉’ 최초 확인 G29–38 / 지상 IR 관측 백색왜성에 먼지 원반(행성 잔해) 존재 시사
1992 사후성(compact remnant) 주변 첫 행성 펄사 PSR B1257+12 별의 죽음 이후에도 행성계가 존속 가능함을 최초로 입증
2003–2006 ‘금속 오염’ 백색왜성 다수 발견 GD 362, 다수의 DAZ/DBZ / SDSS·HST 무거운 원소 유입=행성·소행성 잔해 흡수의 증거로 정설화
2006 백색왜성 근접 갈색왜성 동반성 WD 0137–349B 진화 후 근접 궤도 동반체 생존 사례 제시(행성 생존 가능성 강화)
2011 아주 먼 행성질량 동반체 직·간접 검출 WD 0806–661 b / Spitzer 백색왜성 주위에 행성급 동반체가 존재할 수 있음 확인
2013 물-풍부 소행성 잔해 accretion 증거 GD 61 / HST·Keck 행성계 잔해에 ‘물’이 포함될 수 있음 시사(잠재적 생화학적 함의)
2015 백색왜성 앞을 가로지르는 분해 중 소천체 발견 WD 1145+017 / Kepler K2 실시간으로 ‘행성 파편–먼지 원반–오염’ 연결고리 관측
2018–2019 가스/먼지 원반의 조성·동역학 정밀화 다수의 오염 WD / ALMA·HST 암석형 행성 물질(규산염·금속) 성분 분석 가능해짐
2020 백색왜성 공전 ‘트랜짓’ 행성 최초 확증 WD 1856+534 b / TESS·Spitzer·지상망 거대 가스행성이 진화 후 근접 궤도로 이주해 생존 가능함을 직접 입증
2021 미세렌즈로 백색왜성의 목성급 행성 검출 MOA-2010-BLG-477Lb 다른 기법으로도 백색왜성 행성 확인, 생존 경로 다양성 제시
2022–2024 오염 WD 대기·먼지의 성분 정밀 스펙트럼 HST·JWST·대형지상망 행성(소행성) 구성 원소비 재구성 → “우주 고고학” 본격화